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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처리공학

폐수처리의 1차, 2차, 3차 공정의 차이점

1차 처리: 물리적 공정으로 큰 오염물질 제거

폐수처리의 첫 단계인 1차 처리는 주로 물리적 방법을 통해 큰 입자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생활하수, 산업폐수 등 모든 종류의 폐수는 유입 초기에 다양한 고형물과 부유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침전, 여과, 스크린 처리 등의 공정으로 분리되며, 이를 통해 하수처리장의 후속 공정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장치는 스크린(스크리너)과 침전조다. 스크린은 폐수 내의 나뭇가지, 비닐, 플라스틱 조각, 음식물 찌꺼기 같은 비교적 큰 입자를 걸러내고, 침전조는 밀도가 높은 고형물이 바닥에 가라앉도록 해 준다. 이러한 과정은 하수 속에 포함된 오염물질의 50~60% 정도를 제거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제거되는 주요 물질은 부유 고형물(SS), 일부 유기물(BOD), 기름, 모래 등이다. 그러나 이 단계만으로는 용존 유기물이나 미생물, 질소·인 같은 용질 상태의 오염물질을 충분히 제거할 수 없다. 따라서 다음 단계인 생물학적 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폐수처리의 1차, 2차, 3차 공정의 차이점

2차 처리: 생물학적 공정으로 유기물 분해

2차 처리는 폐수 속에 녹아 있는 유기물질을 주로 생물학적 방법으로 분해하는 단계로, 폐수처리공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 단계에서는 박테리아나 미생물 같은 생물체를 활용해 물 속 유기물질을 먹이로 분해하거나 변형시킨다. 이를 통해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과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공정으로는 활성슬러지법이 있다. 이는 공기(산소)를 불어넣은 반응조에서 미생물이 유기물을 소비하게 하여 오염물질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는 유기물뿐만 아니라 일부 질소 성분도 함께 제거될 수 있다. 공기 공급을 통해 미생물의 호기성 환경을 유지하며, 이로 인해 슬러지가 잘 성장하고 오염물질도 효과적으로 분해된다.

이외에도 생물막법, 산화구법, 회전원판법 등이 사용된다. 각각의 공정은 적용 대상, 설비 특성, 유지관리 조건 등에 따라 선택되며, 최적의 생물학적 반응 조건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차 처리: 고도처리로 미량오염물 제거

2차 처리 이후에도 폐수에는 여전히 제거되지 않은 질소, 인, 잔류 유기물, 미생물, 미세 입자 등이 남아있다. 이들을 제거하기 위한 공정이 바로 3차 처리 또는 고도처리(high-level treatment)다. 이 단계는 폐수를 자연수 수준으로 정화하거나 방류수 수질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3차 처리에서는 일반적으로 화학적 응집·침전, 여과, 활성탄 흡착, 막 분리(Membrane Separation), 고도 산화 공정(AOP), 자외선 소독(UV) 등의 기술이 동원된다. 예를 들어, 인 제거를 위해 알루미늄계나 철계 응집제를 투입하고, 질소 제거를 위해 탈질화 공정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병원성 미생물의 완전한 제거를 위해 염소 소독이나 UV 소독 공정을 적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미세오염물질(예: 의약품 잔류물, 미세플라스틱, 내분비계 교란물질 등)의 처리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고도처리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상수원 인근에 폐수를 방류하거나 재이용할 경우에는 이 단계가 필수적이다.

단계별 차이점 요약 및 비교

1차, 2차, 3차 처리의 가장 큰 차이는 ‘제거 대상 오염물질’과 ‘처리 방식’에 있다. 1차 처리는 고형물과 같은 물리적으로 분리 가능한 물질을 제거하며, 주로 스크리닝, 침전 등 간단한 물리적 방법을 쓴다. 2차 처리는 유기물 제거를 위해 미생물에 의존하는 생물학적 공정이 핵심이며, BOD와 COD를 크게 줄인다. 반면 3차 처리는 질소, 인, 미세물질, 병원균 등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화학적·물리화학적 고도처리 공정이다.

또한, 공정 복잡도 및 운전비용 측면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1차 처리 공정은 단순하고 비교적 유지비가 낮은 반면, 2차 처리부터는 공기 공급, 미생물 관리 등 운영이 복잡해지며, 3차 처리는 고가의 장비와 고급 기술이 필요하여 투자비용이 크다. 그러나 환경 기준 강화와 재이용 수요 증가로 인해 고도처리는 점차 필수화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세 단계는 각각 독립적인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으며, 하나의 종합적 폐수처리시스템을 구성한다. 공정별 역할을 명확히 이해하고 설계·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처리의 핵심이다.

폐수처리 공정의 선택과 실제 적용 사례

실제 하수처리장이나 산업폐수처리 설비에서는 폐수의 성상, 처리 목적, 법적 기준, 부지 조건,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정 조합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단순 생활하수를 처리하는 시설은 1차 및 2차 처리만으로도 법적 기준을 만족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산업폐수나 수돗물로 재이용할 경우에는 3차 고도처리까지 포함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서울의 탄천 수질복원센터는 생물학적 고도처리(BNR) 공정을 통해 질소와 인까지 제거하고 있으며, 일부 방류수는 한강 수계로 재이용되고 있다. 또 다른 예로는 반도체 공장 등 초고순도 폐수 재이용이 필요한 산업에서는 역삼투압(RO)과 고도 산화공정(AOP)이 포함된 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폐수의 성격과 사회적 요구에 따라 공정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궁극적으로는 ‘오염물질의 정밀한 제거’와 ‘자원의 회수 및 재이용’을 동시에 실현하는 것이 현대 폐수처리공학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