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러지 발생의 원인을 공정단계별로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
슬러지 감소를 위한 공정 설계는 단순히 탈수를 강화하거나 소화조를 확장하는 수준의 접근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먼저 슬러지가 어떤 경로로 형성되는지, 그리고 어떤 유형의 폐수 성분이 슬러지량을 증가시키는지를 공정단계별로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슬러지는 유기성 물질의 생물학적 분해 산물, 화학적 응집 후 생성되는 침전물, 그리고 무기물의 반응성 부산물로 나뉘게 되며, 이들의 구성비에 따라 설계 전략은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화학적 응집을 주로 활용하는 공정에서는 과량의 응집제 주입이 불필요한 슬러지 발생의 주원인이 되며, 이는 유입수의 성상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자동제어 시스템의 미비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생물학적 처리 위주의 공정에서는 F/M비(기질 대 미생물 비율)의 불균형, 그리고 슬러지 체류 시간(SRT)의 과도한 연장이 슬러지 과잉 생성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공정 설계 초기부터 슬러지 형성과 관련된 지표들을 데이터 기반으로 시뮬레이션하고, 각 공정의 슬러지 기여도를 수치화하는 방식이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
최적화된 응집제 관리와 반응 조건 설정이 슬러지 감축의 핵심이 된다
슬러지의 주요 생성 원인 중 하나는 응집·침전 과정에서 형성되는 화학슬러지이다. 특히 다량의 무기 계열 응집제(예: 황산알루미늄, 염화제2철 등)를 사용하는 경우, 오염물보다 응집제 자체가 슬러지의 부피를 확대시키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응집제의 선택과 주입 방식, 반응 조건이 철저히 제어되어야 한다.
공정 설계 시 실험실 규모의 정적 테스트(jar test) 결과만을 반영해 약품량을 결정하는 관행은 실 운영에서 큰 오차를 초래할 수 있으며, 실제로는 유량·유기물 농도·pH 등의 실시간 변화에 따라 동적 제어 기반의 자동 약품 주입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보다 정교한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더불어, 고형물 함량이 높은 폐수의 경우, 약품 주입 위치를 응집조 입구가 아니라 혼화조 하단부나 교반기 인접부에 설치함으로써 응집 효율을 높이고 약품 소비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응집제의 종류 선택 또한 슬러지 저감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알루미늄계보다 철계 응집제가 일반적으로 더 많은 슬러지를 생성하므로, 고부하 폐수에는 '고분자 유기계 응집제(PACl 등)'를 활용해 반응 후 슬러지 발생량을 줄이는 방향이 유리하다. 뿐만 아니라, 약품 혼합 후의 pH 안정화 시간, 교반 속도 등 반응 조건까지 포함한 정밀 제어 설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생물학적 공정의 슬러지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제어 전략이 필요하다
생물학적 처리에서는 슬러지의 품질과 발생량이 미생물 군집의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운전 조건의 세밀한 조정이 공정 효율과 슬러지 발생량을 동시에 좌우한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은 '슬러지 체류 시간(SRT)'과 '부하율(F/M비)'이다. 과도하게 낮은 SRT는 미성숙 슬러지를 배출시켜 수질을 불안정하게 하고, 지나치게 긴 SRT는 슬러지 자가분해 현상으로 인한 질소 농도 상승, 그리고 슬러지의 이차 팽화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입 유기물 부하에 따라 SRT를 가변적으로 조정하는 자동 운전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혐기성·호기성 조건을 교대로 조성하는 SBR(순차식 배치반응조) 구조는 슬러지 감축 효과뿐 아니라 탈질·제인 효과도 향상시킬 수 있어 다기능성 확보 측면에서도 이점이 크다.
미생물 선택에서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자가분해 특성이 강하고 성장이 느린 고등진균류 기반의 생물종이나, 잔사 흡착능이 우수한 응집성 균주를 중심으로 미생물 생태계를 구성할 경우, 과도한 슬러지 증식 없이도 안정적인 유기물 제거가 가능해진다. 특히 고농도 유기물 처리 시 MBR(Membrane Bioreactor) 시스템을 활용하면 슬러지 회수율을 높이고 동시에 생물학적 처리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슬러지 저감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슬러지의 전처리 및 감량화를 위한 후처리 설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슬러지를 줄이는 전략은 반응조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슬러지가 생성된 이후 어떻게 전처리하고 탈수하고 감량화할 것인지에 따라 최종 처리량과 비용 구조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원심탈수기 또는 벨트프레스 등의 탈수 설비는 슬러지의 수분율을 75~80% 수준까지 낮추는 데 초점을 두지만, 감량 설계를 통해 이 수치를 60% 이하로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열건조기, 고온탄화 시스템, 슬러지 반응 건조 기술 등이 도입되고 있으며, 일부 고형슬러지는 시멘트 소성로의 보조연료나 농업용 토양개량제로 재활용되기도 한다. 슬러지를 반응조 내부에서 바로 감량시키는 기술로는 **호기성 소화조(Aerobic Digestion)**와 오존 산화 기반의 분해기술이 있으며, 이는 기존의 생물학적 처리 흐름을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유기물 제거와 부피 감소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장기적인 슬러지 감량 전략은 단순히 발생량을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슬러지 자체의 자원화와 에너지화를 통해 경제성과 지속가능성까지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공정 설계자는 처리수의 품질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 발생하는 잉여슬러지의 물성, 성분, 재이용 가능성까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려한 통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