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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처리공학

폐수 내 중금속 제거, 기술별 비교

폐수 내 중금속, 환경과 건강에 미치는 치명적 영향

폐수 내 중금속은 환경 생태계는 물론 인간 건강에까지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주요 오염 요인이다. 특히 납(Pb), 수은(Hg), 카드뮴(Cd), 크롬(Cr), 아연(Zn)과 같은 중금속은 생물학적 분해가 불가능하며, 생물의 체내에 축적되는 특성을 가진다. 이러한 이유로, 중금속은 폐수 처리에서 가장 민감하게 다뤄져야 할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문제는 다양한 산업활동—특히 도금, 전자부품 제조, 섬유 염색, 금속 표면처리 등에서 이러한 중금속이 의도치 않게 폐수로 흘러나온다는 점이다. 이 중금속들은 하천이나 해양으로 유입될 경우, 수생 생물에 영향을 주며 결국 인간의 식탁으로 되돌아오는 ‘생물 농축 현상’을 유발한다.

더불어, 납이나 수은은 신경계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며, 어린이의 성장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 폐수 내 중금속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단순한 수질 관리의 범주를 넘어, 인류의 건강과 미래 세대를 지키는 필수적인 환경 보건 과제라 할 수 있다.

폐수 내 중금속 제거, 기술별 비교

 

화학적 침전법: 폐수 내 중금속 제거의 고전적 방법

 

화학적 침전법은 가장 오래되고 널리 사용되는 폐수 내 중금속 제거 기술 중 하나다. 이 방법은 중금속 이온에 특정 시약을 첨가하여, 물에 용해되지 않는 형태로 전환시켜 침전시킨 후 이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수산화 침전과 황화물 침전이 사용된다.

수산화 침전법은 폐수에 수산화나트륨(NaOH) 또는 석회(Ca(OH)₂)를 투입하여 pH를 조절하고, 중금속이 수산화물 형태로 침전되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납은 pH 9~10 사이에서 Pb(OH)₂ 형태로 침전되며, 크롬의 경우도 유사한 반응을 통해 제거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방식은 침전 반응의 효율이 pH에 크게 좌우되며, pH 조절이 까다롭고 다양한 중금속이 혼합된 폐수에서는 선택적 제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침전물의 슬러지가 다량 발생하며, 이 슬러지는 별도의 유해 폐기물로 분류되어 추가 처리가 필요하다.

황화물 침전법은 황화나트륨(Na₂S) 또는 티오황산나트륨을 사용하여, 중금속을 황화물 형태로 침전시키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수산화 침전보다 낮은 용해도를 갖는 중금속 황화물을 형성하기 때문에 보다 높은 제거율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황화수소(H₂S) 발생의 위험성과 독성 가스에 대한 안전 문제가 병존한다.

결론적으로, 화학적 침전법은 폐수 내 중금속 제거에 기본적이지만 신중히 설계되어야 할 처리법이다.

 

이온 교환 및 흡착법: 정밀하고 재활용 가능한 중금속 처리 기술

보다 정밀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폐수 내 중금속 제거를 달성하기 위해, 이온 교환법과 흡착법이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이온 교환은 특정 중금속 이온을 이온 교환수지에 흡착시켜 제거하는 방식이며, 흡착법은 활성탄, 제올라이트, 바이오차, 나노소재 등 다양한 고체 흡착제를 통해 중금속을 물리적 또는 화학적으로 포획하는 기술이다.

이온 교환법은 폐수 내 존재하는 중금속이온이 교환수지에 붙고, 그 대신 다른 무해한 이온이 용액으로 방출되도록 설계된다. 이 방법은 특정 금속에 대한 선택성이 높고, 흡착된 금속을 재생하여 회수하거나 자원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경제적인 방식이 될 수 있다.

흡착법은 단순한 구조와 운전 용이성으로 현장 적용성이 높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는 **천연소재 기반 흡착제(예: 규조토, 벤토나이트, 바이오매스 유래 탄소소재)**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들은 친환경적이고 저비용이라는 장점까지 갖췄다.

그러나 이들 방식도 한계는 존재한다. 교환수지의 포화 시 재생 비용과 처리 효율 감소, 흡착제의 포화 속도, 흡착 후 탈착 처리 등이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따라서 이온 교환 및 흡착법은 고도 처리가 필요한 소량의 고농도 중금속 제거에 효과적인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막분리 및 전기화학적 기술: 미래형 중금속 처리의 방향성

 

최근에는 막분리 기술과 전기화학적 처리 기술이 차세대 폐수 처리 방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기술들은 폐수 내 중금속 제거를 보다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고도처리 또는 자원회수 관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막분리 기술은 나노여과(NF), 역삼투(RO), 전기투석(ED) 등의 방식으로 발전하였으며, 특정 중금속 이온을 선택적으로 걸러낼 수 있다. 특히 역삼투막은 분자량 100 이하의 이온까지 차단할 수 있어, 아주 미세한 중금속까지도 거의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 다만 막의 고가, 에너지 소비량, 오염에 따른 교체 비용이 단점으로 꼽힌다.

전기화학적 기술은 전기분해, 전기응집, 전기투석 등을 포함하며, 전기를 이용해 중금속 이온을 산화·환원시켜 제거하는 방식이다. 특히 전기분해법은 금속 이온을 금속 상태로 환원시켜 전극에 석출시키는 원리로, 중금속 회수까지 가능한 환경친화적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초기 투자 비용이 높지만, 고도정화가 필요한 산업현장—예컨대 반도체, 제약, 정밀화학 분야에서 매우 유용하다. 더불어,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과 연동되면서 운영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형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결국, 막분리와 전기화학적 기술은 폐수 내 중금속 제거의 최종 보루이자 차세대 핵심 기술군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로 점점 더 상용화될 전망이다.